공유경제는 2010년대 중반까지 가장 혁신적인 경제 모델 중 하나로 각광받았습니다. 우버, 에어비앤비, 위워크 같은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기존 산업을 재편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고, ‘소유보다 접속’이라는 패러다임 전환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공유경제 모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가 커지고 있습니다. 사업자들의 수익성 악화, 소비자 이용 행태의 변화, 규제 및 사회적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공유경제는 오히려 축소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공유경제가 사라지는 이유를 ‘공유경제 모델의 한계’, ‘이용자행태 변화’, ‘수익성 부재’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분석합니다.
1. 공유경제 모델의 구조와 한계
공유경제는 유휴 자산을 타인과 공유함으로써 자원 효율성을 높이고, 중개 플랫폼을 통해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초기에는 차량, 숙박, 사무실, 도구 등 물리적 자산의 공유에서 출발했지만 이후에는 지식, 시간, 기술 등 비물질적 자산으로도 확장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델은 본질적으로 플랫폼에 의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몇 가지 근본적 한계를 내포합니다.
- 플랫폼 독점화: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한 소수 플랫폼이 가격과 조건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면서 공급자(운전자, 호스트 등)의 수익성은 점점 악화되었습니다.
- 규제 회피 문제: 택시, 호텔 등 기존 산업과의 충돌로 인해 법적 규제 대상이 되었고, 여러 국가에서는 에어비앤비나 우버를 금지하거나 제한하기 시작했습니다.
- 사회적 갈등: 공유서비스로 인해 지역 주민의 주거 안정성이 위협받거나, 전통 업계와의 마찰이 심화되며 ‘공공성’이 훼손되었다는 비판도 커졌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은 공유경제가 단순히 기술 기반의 혁신이라기보다는, 기존 질서와의 갈등 속에서 본질적 지속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2. 이용자행태 변화로 인한 수요 감소
공유경제의 확산에는 소비자 이용 행태가 핵심 동력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사용자들의 기대와 경험 사이의 괴리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개인위생, 접촉 회피, 안정성 선호 등이 강조되면서 이용자의 니즈가 달라졌습니다.
대표적인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개인 소유 선호 강화: 팬데믹 이후 공용 공간이나 차량 사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자전거, 자동차, 집 등의 소유에 대한 수요가 다시 증가했습니다.
- 서비스 품질 불신: 에어비앤비 숙소의 위생 문제, 차량공유 서비스의 안전 이슈 등으로 인해 이용자들이 다시 전통적인 호텔, 렌터카, 대중교통으로 회귀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 복잡한 이용 과정: 일부 공유 플랫폼은 가입 절차, 인증, 사용 방법이 복잡해져 편의성이 떨어졌고, 이는 사용자 이탈로 이어졌습니다.
즉, 공유경제는 초기 ‘가성비’와 ‘신선함’이라는 이점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신뢰성’, ‘편리함’, ‘일관된 서비스 품질’이라는 소비자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MZ세대는 공유경제의 주요 이용층이었으나, 이들도 소비력이 향상되며 ‘렌탈보다 소유’, ‘불특정 다수보다는 개인화’로 소비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공유경제의 핵심 타깃이 이탈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3. 공유경제 기업의 수익성 부재
공유경제는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빠르게 성장했지만, 실질적인 수익을 내는 구조에는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플랫폼 운영에 필요한 서버 비용, 보험, 규제 대응, 마케팅 비용 등이 급증하면서 수익 구조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우버는 창립 이후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고, 2023년 기준으로도 지속적인 영업 손실을 기록 중입니다. 위워크는 상장 후 기업가치가 90% 이상 하락하며 파산 직전까지 몰렸고, 에어비앤비 역시 IPO 이후 주가는 상승했지만 수익성 확보에는 지속적인 불확실성을 안고 있습니다.
공유경제 모델은 기본적으로 낮은 진입장벽과 유휴 자산 활용이라는 장점을 내세웠지만,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공급 과잉과 가격 인하 압박에 직면했고, 이는 플랫폼과 참여자 모두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습니다.
게다가 정부 규제가 강화되고, 플랫폼 수수료율 조정, 노동자 처우 개선 요구 등이 더해지면서,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확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투자자들도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인식하며, ‘빅테크 기반 수익화 모델’이 아닌 이상, 공유경제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로 인해 많은 스타트업들이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전통 산업으로의 회귀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공유경제는 기술 발전과 디지털 전환의 상징이었지만, 이용자 신뢰와 수익성 확보라는 두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점차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공유경제의 본질을 다시 정의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재설계하는 것이 지금 이 산업에 필요한 방향입니다.